詩 (2011년)

방석이 드리는 쪽지

犬毛 - 개털 2011. 3. 16. 14:52

방석이 드리는 쪽지

犬毛 趙源善



늘 당신 밑에 깔려 지내지요

무심히 엉덩이로 뭉개지만 마시고

햇빛 구경 한 번 시켜주시면 정말 좋지요

하긴 뭐 제 일이려니 하고 꾹꾹 눌러 참으며 그냥 삽니다만

의자는 별 게 아니고요, 임자가 누군지 그게 중요해요

“알맞은 크기의 그릇을 가진 무난한 사람”

자리 비웠을 때 그런 칭찬이 들리면 공연히 제가 으쓱 한답니다

아무쪼록 

주인이실 때 잘 하시길

좋은 시절도 한 순간이거든요.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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