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개념

犬毛 - 개털 2020. 7. 23. 09:46

개념
견모 조원선

아내가 딸이랑 영상통화하면서 "니 아버지 엊그제 급성장염으로 죽을 뻔했다."고 말하는데 외손자가 덜컥 끼어들었다. "할아버지 죽었어?" 딸이 황급히 "그게 무슨 말이야?"하면서 애 볼을 쥐어잡으니 금방 애가 하얗게 질린다. 애가 뭘 알겠는가? 개념을 모르는 건 죄가 아니다.

개념이 전혀 없는 어른들이 문제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놔두면 어떻게라도 굴러갈 거라고? 천만에! 하늘이 무너지면 끝이고 그냥 놔두면 바로 망한다. 다함께 죽는 것이다.

마술피리소리에 홀려 줄줄이 바다로 뛰어드는 쥐떼들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20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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