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죽는 줄 알았다

犬毛 - 개털 2020. 7. 21. 13:13


죽는 줄 알았다
견모 조원선

열두시반에 복통을 느껴 깼다. 쉽게 생각하고 변기에 앉았는데 안된다. 식도염을 0.5로 잡는다면 최대통증을 10으로 놓고 5정도의 아픔. 그런데 연속통증이다. 소화제를 먹어도 트림만 나오고. 결국 비스켓 두쪽을 씹은 후 아스피린을 한알 먹은 게 세시. 여전한 통증. 배꼽을 중심으로 아래쪽 좌우가 다 아프다. 날밤을 새웠다. 아내는 코를 골고. 여섯시에 의사친구에게 전화했더니 시내의 소화기내과에 가 보라한다.
일곱시에 둥이랑 산책. 아내가 쉬자했지만 다녀왔다. 혹시나 오늘 못 돌아올 수도 있다는 가정하에 간단짐을 꾸리고.
여덟시반에 출발. 아파도 운전을 못할 정도는 아녀서 다행.
열시에 의사가 갸웃거리며 대장염으로 일단 진단. 휴 ㅡ 다행. 주사맞고 약 받아서 한봉지 먹었다. 여전한 통증. 돌아오는 길
운전 삼십분만에 겨우 통증이 완화되면서 이번에는 졸음이 덮쳐온다. 비몽사몽간에 집 도착하니 열한시반. 차에서 내리면서 비틀거려 넘어질 뻔.
겨우 죽 한그릇 뜨고 자빠졌다. 눈이 감긴다. 정말 죽같은 날이다. 냉장고 속 막걸리가 웃을 거다. 큭.
(20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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