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년)

남대문 - 숭례문

犬毛 - 개털 2011. 2. 16. 11:59

남대문 - 숭례문

犬毛 趙源善



남대문이 남산아래 잠시 드러누웠다

남대문시장은 의리 없는 놈이라서

남대문과 수백 년 친구이면서도

남대문이 아파서 대수술 중인데 전혀 아랑곳없다

남대문이 배 가르고 내장 드러내며 피를 흘려도

남대문시장은 눈 깜빡 않고 왁자지껄 시끌벅적 야단법석이다

남대문이 혼수상태로 딸꾹딸꾹 사경을 헤매도

남대문시장은 악 박박 쓰며 저 혼자 살자고 난리굿이다

남대문 옆에 겨우 남대문시장이다

남대문이 기지개를 켜고

남대문이 남산의 정기를 이어 받는다

남대문은 단연코 기세 등등 심장의 박동을 울리며 일어설 게다

남대문은 도도하고 영원무궁할 것이다

남대문이 서울의 눈이다

남대문이 우리의 혼이다.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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