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놀이터에서

犬毛 - 개털 2020. 5. 3. 10:04

 

놀이터에서

견모 조원선

 

 

저쪽 년은 삶은 돼지 대가리라 그저 입에 꽂아주는 돈만 헤아린다 생각이 없어서 여기저기 되는 대로 속살 내보이며 아양떤다

이쪽 놈은 삶은 쇠대가리인데 돈자루 꿰차고 딱 그생각 뿐이다 아랫도리 세우고 눈알 시뻘겋게 치뜨고는 침 줄줄 흘리며 히죽거린다

 

년놈이 아래위에서 용쓴다

 

시소는 미동도 않는다

 

배고픈 구경꾼은 입을 꿰맸다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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