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설거지

犬毛 - 개털 2020. 2. 10. 10:24

 

설거지

견모 조원선

 

아내 손의 주부습진이 낫지 않아서 2달째 설거지를 내가 한다. 아내는 요리해서 상 차려놓으면 손 싹 턴다. 아침밥 먹고 설거지, 간식 먹고 설거지, 저녁밥 먹고 설거지 ㅡ 설거지로 하루가 휙 지나간다. 소리 내지마라 물 조금씩 써라 행주 빨아라 ㅡ 잔소리 무지하게 많다. 자기는 그짓을 40년 했단다. 할말이 없지만 솔직히 슬슬 지겨워진다.

그나저나 습진이 오래간다. 어서 나아야할 텐데. 이거 뭐 내가 설거지를 안 하겠다는 게 아니고. 허허허.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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