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신발수리공

犬毛 - 개털 2020. 2. 7. 10:09

 

 

 

 

신발수리공

견모 조원선

 

재작년인가 솜털(아내)이 몹시 화나서 삐졌었다. 닳아빠진 신발 뒤축에 뭘 붙여달래서 내가 새신발을 사라고했더니 자기가 직접 신발을 수선했다.

우리는 매일 아침 둥이와 함께 1시간 30분 정도를 걷는다. 신발은 중요하다. 뒷굽이 많이 닳거나 바닥이 다 닳으면 걷는 데 불편하고 자세가 불안정할 수도 있다.

아무튼 솜털은 자기가 보강수선한 신발을 거의 1년 더 신었다. 고가의 유명상표다.

이후 내 신발에 내가 직접 붙여봤는데 6개월이상을 더 신을 수 있었다. 그래서 아예 접착제도 준비했다. 다이소에서 뒤축용 고무는 값도 싸다. 이리하여 나 개털은 신발뒤축 보강수리의 기술자가 되었다. 허허허. 솜털이 좋아한다. 그녀가 좋으면 나도 좋은 거다. 우리는 이렇게 산다.

(20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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