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개털

犬毛 - 개털 2020. 1. 4. 10:43

 

개털

견모 조원선

 

누구와 싸워서 못 이기는 게 아니다

그 누구에게도 이기지 않는 거다

무엇과 싸워서 못 이기는 게 아니다

그 무엇에게도 이기지 않는 거다

 

보는 눈 죽었고

듣는 귀도 죽었다

터진 입만 살아서

읊느니 개수작이다

 

비겁한 넋이

삼다바람에 비틀비틀

일출봉 앞바다에 둥실떴다

 

파도가

악악짖는 소리로

하얗게 침을 내뱉는다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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