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9년)

불가능한 집행유예

犬毛 - 개털 2019. 12. 8. 19:57

 

불가능한 집행유예

견모 조원선

 

추억의 바다가 파도쳐서 제주의 긴 밤이 하얗게 부서질 때

나는 꿈을 도둑질한다

베개를 목조르고 이불을 두들겨패고

누에처럼 코고는 아내를 보쌈한다

새까만 하늘이 눈을 번쩍 떴다

샛별이 화살처럼 내 이마에 들어박히면

증거확실한 실형이다

이리하여 나는 아침이라는 독방에 스스로 갇히운다

집행에 유예는 없다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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