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9년)

부부싸움

犬毛 - 개털 2019. 3. 13. 11:59

 

 

 

 

부부싸움

견모 조원선

 

봄은 일을 부른다. 요즘 일거리가 많다. 정원의 나무주위 잔디를 제거하는 작업을 시작한지 열흘도 넘었다. 비오고 바람불면 공치는 날.

잔디를 파내면 ㅡ 죽은 몽이 놀던 마당의 판석을 걷어내고 ㅡ그 자리에 파낸 잔디를 이식하고 ㅡ 밟고 물 주고 ㅡ 잔돌 골라내고의 반복. 물론 혼자서 하는 작업.

이게 대수롭지 않아보이지만 내겐 중노동. 하루 서너그루 정도. 정원의 나무 총수는 40여그루.

아내는 하루 한 그루씩만 하고 하기싫으면 말고 절대 무리하지말고 아프다 소리 하지말라 뼈다귀만 남지않았느냐 잘 해 먹이면 뭐하냐 일한답시고 막걸리만 처마시지않느냐고 박박 악을 쓰며 우기고. 난 일단 일에 들러붙으면 생각했던 끝을 보고야마는 지독한 성질이고. 막걸리를 마시는 건 일의 한부분이고. 이 일 뿐만 아니라 내가 매일 해야하는 필수적인 잡일은 허다하다. 이래서 결국 부부싸움이다.

이런 ㅡ 염병헐! 어쩌라고?

(19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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