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년 6월-12월)

귀머거리

犬毛 - 개털 2010. 9. 16. 11:04

귀머거리

犬毛 趙源善

 

 

관상학적으로 잘 생겼다는 것은 말 뿐인 겉치레다

잘 들리느냐 안 들리느냐가 중요하지

게다가 골라서 듣는다는 것이 상당히 어려워서

이쪽으로 듣고 저쪽으로 흘리라고 하는 데

이쪽에서도 왕왕 거리고 저쪽에서도 왕왕 거리고

이쪽을 막으면 저쪽으로 쳐들어와 흘릴 길이 없고

저쪽을 막으면 이쪽으로 쳐들어와 흘릴 길이 없고

그렇다고 양쪽을 다 틀어막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라

아예 무조건 못 들은 척 했더니

귀머거리라 손가락질이다

네 마음대로 생각해라

그게 맞는다.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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