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犬毛 - 개털 2010. 1. 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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犬毛 趙源善



제가끔 편한 대로 아무렇게나 끌어다 붙이고는

애들처럼 좋아라고 손뼉 치며 놀아나니

꼴이 우습군요.


어차피 한 번 태어나 한 번 죽는 건 사람이나 짐승이나 다 매한가지인데

쥐 뱀 닭 토끼 개 양 돼지 소 말 원숭이 호랑이 껍질 따위를 뒤집어쓰다니

세상에서 사람이 으뜸 아니던가요?

무얼 타고 난다는 게 되지도 않는 엉터리지요 

그거 솔직히 심심풀이 땅콩처럼 놀자고 하는 장난이다 이겁니다요.


날카로운 눈에 쫙 뻗친 수염

비죽한 이빨과 감춰진 발톱

얼룩덜룩한 무늬와 늘씬하고 날렵한 몸매

거기다 빳빳한 꼬리까지

정말 

늠름하지요

동물왕국의 제왕 천하의 맹수가

날마다 꾸벅꾸벅 졸기만 해요

끼마다 죽은 닭이나 허겁지겁 주워 먹고.


뭔 무식하고 건방진 헛소리를 지껄이느냐고요?

그래요 나 말띠라 말이 많은가 봐요

어쨌거나 내년엔 가죽 값 폭락 하겠네요

어흥- 어흥-

배고프면 

냉수나 한 대접 키고 허리띠나 한 칸 늘리시지요.


허 허 허.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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