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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래

犬毛 - 개털 2009. 11. 27.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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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래

犬毛 趙源善



신神과 숨바꼭질 한다

오랜 동안 내가 술래지만 난 한번도 신을 찾을 수 없다

일부러 신이 나를 피하실지도 모르고 아니면 나 자신 신 뵙는 게 두려울 수도 있지만

신이 드러나게 숨어계셔도 사람인 내가 찾을 수 없는 건 당연한 일이다

솔직히 나는 신 앞에 잘 보이려고 억지로 노력하지는 않았다

아무튼 신은 항상 누군가의 목소리를 빌려 내게 호되게 야단을 치시는데

“너는 죄악에 빠져 몸과 마음이 극도로 피폐해졌으니 죽기 전에 회개하고 기도하라!”

대단히 엄중하시다

그래도 나는 신께 절대 섭섭하지는 않다

하잘 것 없는 나를 잊지 않고 기억해 주시는 신께 감사해야한다

내가 뒷걸음질쳐도 신은 내게 들이대고 자꾸만 사랑을 나눠 주시니

결국 신의 품 안에서 내가 따사하게 살아있다는 분명한 사실

그리하여 신 앞에 감히 얼굴을 들지 못하는 나는

신이 부르실 때까지

영원한 술래다.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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