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송충이

犬毛 - 개털 2009. 6. 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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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충이

犬毛 趙源善



몇 년 잠잠하더니만 거길 또 건드렸나봅니다

이게 아마 다섯 번째 전쟁인가 봅니다

경험 없는 친구에게는 아무리 말해도 이해를 못 하지요

눈만 뜨면 위로부터 뻐근히 짓눌리고 구부리기만 하면 시큰거리며

발바닥으로 종아리로 엉덩이로 허리로 통증이 망아지처럼 뛰어다니지요

잠자다가도 이리저리 돌아눕거나 쪼그리거나 발을 들어올려야 해요

양약 한약 물리치료 침 척추교정 웅담 소쓸개 지네 벌침 뜸 수지침 안 해본 건 수술 뿐

정말 만사가 다 짜증나고 지겨워 왕창 술에 취해 잊어보려 하지만 새벽이 괴롭습니다

그놈 한번 뻥 터져버리면 거의 한달 간 누구도 못 말리는 거 에요

양말도 못 신고 비데만 써야하고 운전석에도 기어 올라간답니다

누리던 모든 행복이 온통 아픔으로 변해버린 것 같아요

미칠 지경이지만 그렇다고 죽고 싶지는 않아요

그건 아니죠.


반 백년 허리 뎅강 잘린 나라 - 가여운 우리나라!

오죽하겠어요? 얼마나 아프겠어요?

그러니 나 같은 별 볼일 없는 놈은 이를 악물고 참아야 합니다

젊어 제 몸 막 굴린 죄 값 달게 받아야지요 뭐

아무튼 요즘 벌벌 기면서 울며 삽니다

꼬물꼬물.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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