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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밤

犬毛 - 개털 2008. 7. 19.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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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밤

犬毛 趙源善



초저녁부터 뜨거운 바람에 이부자리 질펀하더니만

밤새 뱃속 꿈틀꿈틀 회충처럼 노닐다가

기어코 새벽에 불덩이 대가리 비쭉이 또 내미니

빙글빙글 돌고 도는 우주의 정력은 어마어마하게 절륜하다

한강에 배 막 지나간 자리 얼른 찰칵하고 사진 찍었다

금방 죽을 거품이 그림으로 살아 번쩍번쩍 으스대고

물 위 저벅저벅 걷는 햇살이 서울의 젖가슴에 기관총을 무차별 난사하자

무수한 하루살이 시체들 까맣게 둥실둥실 떠내려간다.


쾌락의 절정은 언제나 허무한 곤두박질이지만 그 맛만은 영원히 잊을 수 없다

그래서 역사가 이루어지는 긴 밤이 진짜 무서운 거다.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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