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별이 지다

犬毛 - 개털 2008. 5. 8.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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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지다

犬毛 趙源善



같은 한 마디도

망나니가 읊으면 욕이요 무당이 읊으면 기원이요 선비가 읊으면 글인 것처럼

빨강이란 것도

뉘 눈엔 피요 뉘 눈엔 색이요 뉘 눈엔 정이라

촛불이

하늘하늘 가련해보여도 조금씩 어둠을 불사르는 건 횃불이나 다름없지

아 아 슬프다

격동의 세월을 토지로 큰 꽃 피우고 홀연히 다시 거기 묻히는 덧없는 인생이나

결국은 쓰러져 살과 뼈와 창자로 온몸 바치고 죽어져가는 하염없는 짐승의 눈물이나

이 꼴 저 꼴

그저 아무나 주무르는 대로

물렁물렁 둥글둥글 뭉텅뭉텅 끈적끈적 질퍽질퍽

길거나 짧거나 다 좋다

얇든 두껍든 아무래도 상관없이

두루뭉실 밀가루 반죽이라

튀김 되고 수제비 되고 칼국수 되고 붕어빵 되고 호떡도 되는

너는 

과연 무엇이더냐.


별 하나 지면 또 다른 별 물끄러미 바라보며

그렁저렁 

그 빛 참 밝았노라 그늘아래 씁쓸히 웃는

별 부스러기.


오늘 

별이 지다.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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