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소直訴
犬毛 趙源善
맛난 오곡밥 단번에 먹고 싶어
찹쌀 팥 밤콩 수수 차조 멥쌀을 한 밭에 흩뿌려 심었으니
들고나고 기고 뛰고 날고 삐지고 설치는 이놈들을 어찌 챙겨 수확하겠는 가
어디 용빼는 재주 있으면 손수 해 보시라
제 새끼 못 났다는 어미 없다지만
모두다 으뜸이라 우기면 결국 모두다 꼴찌인 것을
자장면도 먹고 싶고 우동도 먹고 싶다고 자장과 우동을 뒤섞어 휘휘저어 먹는 가
좋은 땅에 좋은 씨 골라 뿌려 따로따로 잘 가꿔야 각각 훌륭한 소출을 거두는 법.
임들이여
제발 솔직하시라
제발 턱없이 나서지 마시라
제발 헛고생 마시라
제발 누울 자리보고 발 뻗으시라
제발 멀쩡한 아이 때려잡지 마시라
제발 널리널리 아주 침착 냉정하게 혜량하시라.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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