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조폭組暴 마누라

犬毛 - 개털 2008. 1. 22. 18:42

 

0

 

조폭組暴 마누라

犬毛 趙源善



1. 여권

2. 비자신청서 DS-156, DS-157

3. 신한은행 비자신청 수수료 납부 영수증

4. 재직증명서

5. 소득금액증명원

6. 갑종근로소득에 대한 소득세 원천징수 증명서

7. 급여통장원본이나 은행 잔고증명

8. 세목별과세증명서

9. 가족관계증명서

10. 공무원증 사본.


인터뷰 날짜 받는 거랑 영문서류 작성하는 건 딸년을 꼬드겼고

이틀이나 잡아먹으며 사진관에 은행에 동사무소에 세무서에 발품을 팔아

돋보기 끼고 엉금엉금 어기적어기적

아 아 열 받는다

이런 씨X 그놈의 나라 안가고 말지 더럽고 치사해

마님 눈치 보느라 뒤집히는 속 꾹꾹 눌러 참느라 끙끙

좌우지간 겨우 준비 끝

새벽부터 아침 굶고 눈보라 퍼 맞으며 허둥지둥 달려가 줄 늘어서서

예비심사인지 뭔지 네 손가락 두 손가락 반짝반짝 돌려 찍고는

죄 지은 것도 없이 쭈그려 앉아 기다리다가

드디어 불 깜박깜박

노란색구역 C656번 코쟁이와 딱 버티고 마주섰다.


“중학교 선생님이세요? - 네

몇 년 하셨어요? - 이십 팔년

여행목적은? - 관광

오 케이. 즐거운 여행 되세요“

딱 20초.


이런 허탈虛脫이라니.


눈은 참으로 육시戮屍랄 하게 내리는 데

와중에 가죽장갑 한 짝 잃어버리고

또 칠칠치 못하다고 마님께 구박 듣고

나온 김에 조조할인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보자나

뱃속에선 꿀꿀이 전쟁 치르면서

아줌마들 공이 휙-휙 날아다니는 영화는 내게 무척이나 슬펐다(?).


이천 팔년 이월 이십이 일日 종로3가의 회덮밥점심은 내 생애 최고의 꿀 맛 이었다

뒤지게 아름다운 추억이로고.


나 원 참 개 뿔!

<080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데이트  (0) 2008.01.24
진짜 몰랐다  (0) 2008.01.23
자조自嘲  (0) 2008.01.18
찰나刹那  (0) 2008.01.17
중국 하이난 섬海南島 여행기  (0) 2008.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