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망忘할 년年

犬毛 - 개털 2007. 11. 2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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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忘할 년年

犬毛 趙源善



요새 

아무도 모르게 아내랑 단 둘이서만 행복하게 살 수 없나 궁리 한다 

평생 쪽 내다팔며 돌아다닌 죄로

남들이 내 얼굴을 알아본다는 사실 - 바로 족쇄

정말 귀찮아

전봇대 밑에 찍 오줌도 못 눈다니까

비틀걸음으로 흥얼흥얼 콧노래도 못 불러

물론 칵하고 침도 못 뱉고

슬쩍 새치기도 못해

방법? 

안면을 대패로 싹 밀어버리시든가 - 대단한 용기와 많은 돈이 필요해

삼백 예순 다섯 날을 화장실 거울 속에 숨어 사시든가 - 아내가 미쳐버릴 거야

이것 참 뭔 소릴 읊는 거야? 지금

도대체 누가 누굴 탓하는 건지

아무튼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을 몽땅 다 잊어버리고 싶다

아내 뱃속에서 아기로 다시 응아하고 태어났으면 싶다

간이 팅팅 불어 배꼽으로 술이 졸졸 샘솟을 지경이다

내 손으로 내 도끼로 내 발등을 찍으면서

살아야 한다.


제발 

망忘할 년年 죽이자고 문자 좀 작작 보내라 이 자식들아.

<0711> 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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