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忘할 년年
犬毛 趙源善
요새
아무도 모르게 아내랑 단 둘이서만 행복하게 살 수 없나 궁리 한다
평생 쪽 내다팔며 돌아다닌 죄로
남들이 내 얼굴을 알아본다는 사실 - 바로 족쇄
정말 귀찮아
전봇대 밑에 찍 오줌도 못 눈다니까
비틀걸음으로 흥얼흥얼 콧노래도 못 불러
물론 칵하고 침도 못 뱉고
슬쩍 새치기도 못해
방법?
안면을 대패로 싹 밀어버리시든가 - 대단한 용기와 많은 돈이 필요해
삼백 예순 다섯 날을 화장실 거울 속에 숨어 사시든가 - 아내가 미쳐버릴 거야
이것 참 뭔 소릴 읊는 거야? 지금
도대체 누가 누굴 탓하는 건지
아무튼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을 몽땅 다 잊어버리고 싶다
아내 뱃속에서 아기로 다시 응아하고 태어났으면 싶다
간이 팅팅 불어 배꼽으로 술이 졸졸 샘솟을 지경이다
내 손으로 내 도끼로 내 발등을 찍으면서
살아야 한다.
제발
망忘할 년年 죽이자고 문자 좀 작작 보내라 이 자식들아.
<0711> 1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