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대의 용도用途
犬毛 趙源善
실은
까뒤집고 보면 모두 별게 아니야
단풍이라는 것
시름시름 시들어져 버림받기 직전 최후의 발악이지
그냥 색 바랜 나뭇잎일 뿐
산다는 것도 그래
좋은 시절 나는 새도 떨어트릴 만큼 펄펄 날뛰지만
어차피 나이 먹어 물러서면 겉 쭈글쭈글 추한 꼬락서니는 누구나 매한가지야
속이 얼마나 꽉 찼느냐가 문제지
입 꼭 다문 채 빨대를 꽂아 세상을 좁게 드려다 봐
조금씩 아주 조금씩
한 곳을 깊이 바라보는 날카로운 안목이 필요해
그렇게 마음을 갈고 닦으면
진짜 맛 알고
그래야
그럭저럭
아름답게 늙는 거지
어때?
<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