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누累

犬毛 - 개털 2007. 6. 12. 05:42

 

0

 

누累

犬毛 趙源善



귀가 얇고 커서 못 생겨

자꾸만 간지럽고 또 부끄러워

당나귀 귀 감추려고 코끼리 귀를 씌웠더니 사람들이 자꾸 웃는 군요

아 어쩌나 고심 끝에

“그래 맞다 내 귀는 당나귀 귀다 어쩔래?”하고 고래고래 외쳐댔더니

사람들이 더욱더 크게 웃는 군요

내가 왜 이럴까 이유가 뭘까 귀 기울여보니

때를 놓쳤다고 수근수근 와글와글 하데요

외고집 떼꾼이라나요

이미 어느 정도를 넘어서서 중증 이상 이래요

귀가 문제가 아니라고요 머리 어디에 사고가 난 모양이에요

되지도 않는 묘한 말이 이판사판 아무렇게나 술술 쏟아져 나오니 원 참

곰곰 생각해봐도 어떻게 걷잡을 수가 전혀 없어

내 보기에도 내가 정말 이상해요

그저 내 밥 먹는 내 식구만 마지못해 내 편일 뿐

더 이상 임들께 누累를 끼치기가 두려워

손톱 발톱 다 깎고

뚝딱 짐 싸기로 결심 했습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떠나기로 했지요

여러분

그럼 안녕히.

<0706>*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미의 피  (0) 2007.06.12
아이야  (0) 2007.06.12
외사랑  (0) 2007.06.11
함구緘口  (0) 2007.06.10
초대招待  (0) 2007.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