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뱅뱅

犬毛 - 개털 2007. 4. 2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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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뱅

犬毛 趙源善



흑黑과 백白이 종횡무진縱橫無盡 사방팔방四方八方 제각기 큰집 지으려고

청靑과 적赤이 천변만화千變萬化 고육지책苦肉之策 남의 임금 잡으려고

알들이 줄 타고 칸 넘어 판板 뒤집으며 창검槍劍 휘두르지만

비록 목 덜컥 잘려도 한때일 뿐 다시 또 그 판위에 오뚝이처럼 되살아나는 알들

그래 맞다 이기고 지는 건 진리眞理가 아니다

진리眞理는 

그저 저기 저 멀리서 빙그레 웃으며 끝없이 뱅뱅 도는 것이지.


어제 울컥 겨울을 냄새나게 토吐했으면서도

오늘 살금살금 봄을 꾀어 보듬어 안고

내일 스리슬쩍 여름을 뒷다리 걸어 넘겨

모레 꿀꺽 가을을 통째로 씹어 삼키고는

글피는 보나마나 뻔하지 뭘.


세상 참 멋있게 뱅뱅 돌고 돌아 다 제자리로 결국 돌아오는 신비神秘

내 가련可憐 무식無識한 명줄은 한번 풀리면 영영 끝이라

가차假借없다

진리眞理는 늘 저기서 뱅뱅 도는 데.


부럽다

뱅뱅.

<0704> 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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