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밭
犬毛 趙源善
산다는 것
겨우내 거적 두르고 달달 떨었지
그게 다 한 철이야
그러려니 했지만.
아 앗
아뿔싸!
이것 좀 봐라
봉긋한 저 구릉 위에 북 치고 장구 치고 이 웬 아수라장 난리판
춘산설화春山雪花 봉두난발蓬頭亂髮로 왕창 흐드러져 하얗게 뒤집어졌으니
주야晝夜로 휘황찬란輝煌燦爛 흥청망청이라
눈곱 낀 늙은 견공犬公 그만 혼비백산魂飛魄散 황홀경에 빠졌다
너 까치야 그 까만 꼬랑지 쫄랑쫄랑 까불지 말고
저기 꽃으로 배부른 하얀 주인장이나 청請 하여라.
어화!
어찌 꾼이 그냥 지나 가리요
배꽃잎 동동 띄워 술이나 한 잔 하자고.
<0704> 1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