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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사無名寺

犬毛 - 개털 2007. 1. 2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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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사無名寺

犬毛 趙源善



무섭도록

고즈넉한 산사山寺

빛살 따사하니 양지陽地쪽이다

세상 무엇이든 모두 해 아래서 두루 쬐어야 함이라

등지느러미 꿰어 매달린 풍경風磬은 이미 눈물마른지 오래지만

바람이 대신 울어주고

청아한 독경讀經소리 골안개로 잦아지는데

댓돌 위 흰 고무신 한 켤레

곱게 엎드려 복福 빌면

메어진 가슴구멍으로 향香 한줄기 흘러들고

살며시 멈춘 걸음사이

시름없이 늘 푸른 노송老松가지 보듬으며

이름모를 새

쫑쫑 노래한다.


문득 

꼬인 마음이 

하얗게 아주 하얗게

저 아래로 깊이 가라앉는다.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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