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영零(Zero)

犬毛 - 개털 2006. 12. 6. 16:46

 

0

 

영零(Zero)

犬毛/趙源善



내 안의 나

내 밖의 나

날마다 장기 두지만

한편만 기울어 죽인다는 게 너무 참혹하여

청군 죽이면 홍군 죽이고

보나마나 비김.


내 안의 나

내 밖의 나

날마다 바둑 두지만

서로 두 집짓고 살면 되는 걸 뭘 잡아 족치나

백 살고 흑 살고

보나마나 비김.


내 안의 나

내 밖의 나

날마다 고스톱 치지만

열두 달 사연 예쁜 그림들로 어찌 돈 욕심을 채우나

밀어주고 팔아주고

보나마나 나가리.


내 안의 나

내 밖의 나

날마다 먹고살자 난장판에 나서지만

여린 마음 물러 터진 부처님 가운데 토막이라

이리 뒹굴 저리 뒹굴

보나마나 빈 주머니.

<0612>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겪어봐야  (0) 2006.12.08
노숙인露宿人  (0) 2006.12.07
*생매장  (0) 2006.12.06
노래  (0) 2006.12.06
기발한 착상  (0) 2006.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