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어서 가시게 제발!

犬毛 - 개털 2006. 9. 2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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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가시게 제발!

犬毛/趙源善



깊은 산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하룻밤 사이에 만리장성을 쌓는다고 하더니

기기묘묘한 세상이라

나락 실어가고 고추 걷어가고 배추 뽑아가고 인삼밭 뒤집는 건 일도 아니지

기가 막혀요

멀쩡한 사람 배 째 금방 김 무럭무럭 나는 창자로 순대 안 만드는 게 다행이야

참으로 대단하신 우리의 선달님들이여 제발 돈줄 보이는 새로운 신천지(?)로 떠나시라

어서 가시게

해해거리며 겁 없이 촐랑대는 저 아래 끄트머리 섬나라로

그리하여 바다이야기 일랑 배 두드리며 거기서 실컷 왕왕거리시라  

어서 가시게

무식하게 똥배짱 생떼부리는 요 위 먼지투성이 가짜의 나라로

그리하여 무엇이 진짜 짝퉁인지 쌀 뒤섞듯 삽시간에 후다닥 실컷 농락해 버리시라.


정작 안에서 놀 놈은 밖에서 겉돌고 밖에서 놀 놈은 안에서 날치니

아 하 어쩌라고? 그저 펑펑 울기만 하라고?


요즘 도둑

먹지도 않으면서 샘을 산 덩어리 채 순식간에 파 간다고.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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