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犬毛/趙源善
한 점 부끄럼은 손을 더럽히고
한 조각 빵은 생명을 살린다
한 덩이 비누는 때를 씻어내고
한 움큼 덤은 빈 가슴을 채워준다
한 잔 술은 모든 걸 잊게 하고
한 모금 웃음은 늙음을 내쳐준다
한 묶음 증오는 한을 품게 하고
한 줌 애교는 사랑으로 익어간다
한 아름 희망은 기쁨으로 맺어지고
한 푼 인정은 햇빛처럼 따사롭다
한 송이 꽃은 마음을 다스리고
한 방울 눈물은 애간장을 녹인다
한 바탕 바람이 제 홀로 일지는 않고
한 가닥 실이 뒤엉키기 시작해서다
한 숨 뿌린 속상한 사연이 싹 이겠지.
한 번이라는 겨우 그 하나가 아무 별것도 아니면서
한 목숨을 좌우로 흔들지
한 구석에서 아우성치며 달면 삼키고 쓰면 뱉고
한 평생 산다는 게 모두 다 그렇고 그런 거야
한 마디로
한 가지인 걸.
<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