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된서방

犬毛 - 개털 2006. 2. 21.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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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서방

犬毛/趙源善



어머니

우리 어렸을 때

딸들한테는 된서방 맞아봐야 안다 중얼중얼

나한테는 된서방 노릇 아예 하지마라 중얼중얼

만두를 놋숟갈로 조곤조곤 빚으시며 또는

솔잎을 성긴 갈퀴로 박박 긁으시며

당신 얕은 하늘에 띄워 조그맣게 노래 하셨다

그럭저럭

사위보고 며느리들일 이 무렵에야

어머니 아버지 나란히 누우신 앞에 쭈그려 앉아

바지 가랑이 묻은 흙 비벼 털다가 문득

물끄러미 

매형과 매제는 참한 서방들인 데

나는 된서방이 아닌 가 생각해보고

이내

씁쓸히 웃는다.


이른 봄

성묘 오는 길은

왠지 

조금 슬퍼서 질퍽하다.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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