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거리 <犬毛/趙源善>
아내가 나에게 일거리를 주었다
심심하고 무료해하는 백수白手남편에게
묵은 신문지 깔아놓고
제 사랑하는 마음만큼
한 양푼 쌀을 쏟아주었다
한 대접의 백수白水와 함께하는 쌀벌레 사냥
사랑 고르듯이 살살 해 보시라고
돋보기 쓰고 엄지와 집게 두 손가락만 사용하는
단순노동이라나?
정좌하고 앉아 한번 시작해 본다.
슬쩍 뒤집으니 한 마리
여기도 한 마리
저기도 한 마리
또 뒤집으니 한 마리
여기도 또 한 마리
저기도 또 한 마리
백수白手가 백수白水위로 제법 바빠서
물위에 동동 뜬 놈들이 점점 늘어가는
쏠쏠한 그 재미
무더위 짜증도 슬그머니 사라지고
내가 백수白手라는 사실까지도
새까맣게 바구미처럼 띄워
꼬물꼬물 잃어버렸다.
그렇게
스물 스물
오늘 하루해가 쌀 알갱이 사이로 숨어버린다.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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