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스크랩] 지침指針 십계十誡

犬毛 - 개털 2005. 6. 30. 19:41
지침指針 십계十誡<犬毛/조원선>


요새
어떤 동네
유행패션이
난닝구와 빽바지
단, 하얀색 - (그래야 결백해 보여요).

주머니 검사할 땐 잽싸게 난닝구 뒤집어 흔들고
떡돈 생기면 얼른 빽바지 뒷주머니에 넣어라
재수 없어 낚시에 걸리면
난닝구는 - 난 아랫도리 빽바지 몰라요
빽바지는 - 난 윗도리 난닝구 몰라요
시침 딱 떼는 거야.

일. 일단은 모른다고 무조건 버텨보다가
이. 이리저리 눈치 보아 되는대로 꿰맞춰라
삼. 삼각관계라는 게 얽히고 설키 걸랑
사. 사그리 죽일 수는 없거든
오. 오로지 우기면 되지
육. 육시戮屍야 설마, 그건 죽은 다음문제고
칠. 칠칠한 게 시간이여
팔. 팔뚝질 한번 당하지 뭐
구. 구들장 지게 되면 그냥 져
십. 십년 안에 틀림없이 나오니까.

대문 열린 그 동네
십계명 지키기 바빠서
패션 쇼 예쁜 모델 다 거덜 나고
색 바랜 누런 나이롱 빨랫줄엔
찢어진 난닝구와
뜯어진 빽바지만
펄러덕
펄러덕.(05.05)

******주해 - 육시戮屍: 이미 죽은 사람을 참형에 처함.
출처 : 지침指針 십계十誡
글쓴이 : 개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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