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실험<犬毛/조원선>
귀하의 삶이 귀찮거나 만사가 권태롭거나 에이 그냥 죽고픈(?) 어느 날
이렇게 한번 직접 실험 관찰해 보세요.
준비물이라야 귀하가 늘 애용하며 학대하는 귀하의 몸 일부분과
500원 짜리 면도칼 한 개 뿐 입니다.
오른손으로 칼을 잡고 왼손 손등 아무데나 샥 그으세요.
아주 조금만 적당히.
이제부터 관찰이 중요 합니다.
피가 나오지요. 피는 공기 중에서 노출되면 응고하는 성질이 있어
내버려 두어도 굳어지지요(물론 특이체질은 끝없이 나오기도 합니다만).
굳어진다는 건 더 이상 피를 흘리지 않겠다는 인체자신의 의도와 아울러
공기 중의 다른 잡균이 상처를 통해 몸속에 침투하는 것을 막으려는
방어막입니다.
가만 내버려 두세요. 약 바르시지 말고. 피딱지가 앉을 거 에요.
좀 지나면 거기가 가렵기 시작하지요. 새로운 살이 돋으면서 피딱지를
떨어트리려고 합니다. 이때 귀하의 성질이 더러운 경우라면 아마 거기를
벅벅 긁어서 다시 피가 나오게 되지요(그 경우는 생략). 아무튼 자연스럽게
딱지가 떨어지고 나면 상처자리에 새살이 밀고나와 흰 무늬가 생길 겁니다.
잊어버리세요. 내깔려 두는 겁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나면 무늬가 슬그머니 사라지고 원래의 피부와 별 차이가
없어지게 되죠.
실험은 끝났습니다.
분명히 귀하가 피야 멈추어라 하고 명령하지 않았고 또는 멈추겠지 하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놔 두셨죠? 하여간에 다 나았다는 사실.
이 간단한 실험의 결과로 볼 때 귀하의 몸 자체가 엄청나게 정밀한 고도의
자생능력을 지닌 기계(?)라는 사실임을 인식하셨는지요.
이 실험은 귀하가 가진 수억의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잠재능력 중의 단 한 개에
불과합니다. 겨우 단 한 개. 귀하의 머리털 숫자보다도 많은 중의 단 한개.
생각해 보세요. 실로 대단하고 기가 막히지요.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으며 바꿀 수도 없으며 같을 수도 없으며
다시 되 만들 수도 없는
말이나 글로 어떻게 표현할 수도 없는
값을 매길 수조차도 없는
무한 가치의 존재
그게 바로
귀하입니다.
귀하의 기계가 저절로 그 수명을 다해서 꼴까닥 부스러질 마지막 그날까지
귀하는 언제나 자부심을 가지고
귀하의 귀중하고 값비싼 생명을 필히 보존 하셔야 합니다.
아셨죠?
웃기는 실험 끝.(05.04)
귀하의 삶이 귀찮거나 만사가 권태롭거나 에이 그냥 죽고픈(?) 어느 날
이렇게 한번 직접 실험 관찰해 보세요.
준비물이라야 귀하가 늘 애용하며 학대하는 귀하의 몸 일부분과
500원 짜리 면도칼 한 개 뿐 입니다.
오른손으로 칼을 잡고 왼손 손등 아무데나 샥 그으세요.
아주 조금만 적당히.
이제부터 관찰이 중요 합니다.
피가 나오지요. 피는 공기 중에서 노출되면 응고하는 성질이 있어
내버려 두어도 굳어지지요(물론 특이체질은 끝없이 나오기도 합니다만).
굳어진다는 건 더 이상 피를 흘리지 않겠다는 인체자신의 의도와 아울러
공기 중의 다른 잡균이 상처를 통해 몸속에 침투하는 것을 막으려는
방어막입니다.
가만 내버려 두세요. 약 바르시지 말고. 피딱지가 앉을 거 에요.
좀 지나면 거기가 가렵기 시작하지요. 새로운 살이 돋으면서 피딱지를
떨어트리려고 합니다. 이때 귀하의 성질이 더러운 경우라면 아마 거기를
벅벅 긁어서 다시 피가 나오게 되지요(그 경우는 생략). 아무튼 자연스럽게
딱지가 떨어지고 나면 상처자리에 새살이 밀고나와 흰 무늬가 생길 겁니다.
잊어버리세요. 내깔려 두는 겁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나면 무늬가 슬그머니 사라지고 원래의 피부와 별 차이가
없어지게 되죠.
실험은 끝났습니다.
분명히 귀하가 피야 멈추어라 하고 명령하지 않았고 또는 멈추겠지 하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놔 두셨죠? 하여간에 다 나았다는 사실.
이 간단한 실험의 결과로 볼 때 귀하의 몸 자체가 엄청나게 정밀한 고도의
자생능력을 지닌 기계(?)라는 사실임을 인식하셨는지요.
이 실험은 귀하가 가진 수억의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잠재능력 중의 단 한 개에
불과합니다. 겨우 단 한 개. 귀하의 머리털 숫자보다도 많은 중의 단 한개.
생각해 보세요. 실로 대단하고 기가 막히지요.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으며 바꿀 수도 없으며 같을 수도 없으며
다시 되 만들 수도 없는
말이나 글로 어떻게 표현할 수도 없는
값을 매길 수조차도 없는
무한 가치의 존재
그게 바로
귀하입니다.
귀하의 기계가 저절로 그 수명을 다해서 꼴까닥 부스러질 마지막 그날까지
귀하는 언제나 자부심을 가지고
귀하의 귀중하고 값비싼 생명을 필히 보존 하셔야 합니다.
아셨죠?
웃기는 실험 끝.(05.04)
출처 : 이상한 실험
글쓴이 : 개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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