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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제주섬 길

犬毛 - 개털 2005. 6. 30. 16:02
제주섬 길

하늘 길 바다 길
그려진 길은 아니라
하염없이 가면 그게 길
지나치면 사라져버리는
마술 같은 길.

네 안에 나 있다고
섬 안에도 길은 있어
어느 길로 걸어도 뭍길처럼 끝은 없을 터
올라가고 그러다 내려가도
또 돌고 도는 게 뻔한 섬길
새별오름 돌아 천제연폭포 돌아 여미지 돌아 외돌개 돌아
성읍 돌아 미천굴 돌아 돈내코 돌아 성산일출봉 돌아
섭지코지 돌아 혼인지 돌아 비자림 돌아 수월봉 돌아
용머리 돌아 산방산 돌아 절부암 돌아 송악산 돌아
자꾸만 길 따라 돌아
돌아도 돌아도 뵈는 건 시커먼 돌
돌아 돌아
길을 돌고 돌아
자꾸 오르면 오름 오름 끝에 백록담이 돌고
돌아 돌아
길을 돌고 돌아
자꾸 내리면 귤밭 귤밭 끝에 파도가 돌고.

미친 풍랑에 얻어맞은
나는
제주섬 길
멀미처럼 뱅글 뱅글 돌다
바람에 돌고 절경에 돌고 돌매 맞고 돌아
물질하는 여자 얼굴도 못보고
결국
돌길 길바닥에
돌아누워 버렸다.
(0502.犬毛.)

출처 : 제주섬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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