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꾸리기
犬毛 趙源善
도란도란
묵은 얘기들을 담는다
크리스털 컵 안에 박제된 쉬파리 시신
침대 모서리 틈바구니에 칩거 중인 금가락지
추억만큼이나 묵직한 오메가 예물시계
십자가를 떠올리는 액자자리 못 자국 흔적
창 밖 멀리 놓아두고 가야하는 천마산의 사계
잔잔하게 장롱 위에 소복이 쌓인 먼지
이삿날에는 여편네 허리춤에 꽉 매달리라는 농담까지
차곡차곡 챙기는 아내 뒤태가 무척 곱다
아마도
함께 꼼지락거릴 수 있는 마지막 아닌가싶다
정말 행복하다
내 진짜 이사는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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