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년)

짐 꾸리기

犬毛 - 개털 2011. 4. 11. 16:27

짐 꾸리기

犬毛 趙源善



도란도란 

묵은 얘기들을 담는다

크리스털 컵 안에 박제된 쉬파리 시신

침대 모서리 틈바구니에 칩거 중인 금가락지

추억만큼이나 묵직한 오메가 예물시계

십자가를 떠올리는 액자자리 못 자국 흔적

창 밖 멀리 놓아두고 가야하는 천마산의 사계

잔잔하게 장롱 위에 소복이 쌓인 먼지

이삿날에는 여편네 허리춤에 꽉 매달리라는 농담까지

차곡차곡 챙기는 아내 뒤태가 무척 곱다

아마도 

함께 꼼지락거릴 수 있는 마지막 아닌가싶다

정말 행복하다

내 진짜 이사는 언제일까?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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