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엘리베이터

犬毛 - 개털 2020. 11. 13. 13:43

엘리베이터
견모 조원선

“딩동 - ”
아무나 때없이 들고나는 상자의 자궁은
하얗게 문지방이 닳았고
꼴에 부끄럽다고 창문이 없다
손가락으로 더듬는 쾌락의 순간들은
아라비아 숫자로만 반짝일 뿐
거기가 하늘이랍시고
치솟자마자 내팽개치는 허무한 궁합
두둥실 뽀얗게 떠다니는 먼지가
벽속 거울에 갇혀 오르락내리락한다
경로의자가 있으면 좋으련만
“딩동 - ”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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