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이 영감탱이가 미쳤나

犬毛 - 개털 2020. 5. 9. 17:15

 

 

이 영감탱이가 미쳤나

견모 조원선

 

사정없이 볼따구니를 쥐어박혀도 좋다

나는 하루종일 때없이 그녀에게 뽀뽀하자고 들이댄다

어떻게든 세끼밥을 안전하게 제공받으려는 고도의 음흉한 저비용 전략이라고?

 

아니다 아니다 그게 아니다

 

날이 갈수록 머리카락뿌리가 하얗게 세어지는 그녀다

오후만 되면 피곤하다고 하얗게 꼬부라지는 그녀다

유기강아지 예삐 밥 주자마자 어서 도망가자고 하얗게 고개꼬는 그녀다

궁뎅이깔개 이리저리 끌고다니며 잔디밭 풀 하얗게 뽑는 그녀다

어쩌자고 매끼마다 술타령이냐고 하얗게 눈 흘기는 그녀다

새빨간 산딸기 한 알을 내 입에 넣어주며 하얗게 활짝웃는 그녀다

 

난 그녀가 진정 사랑스러운 것이다

그녀는 나의 하얀 꽃이다

 

나는 절대로 미치지 않았다

(20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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