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작전

犬毛 - 개털 2020. 4. 16. 14:27

 

 

 

작전

견모 조원선

 

딸애가 운동화 3켤레랑 유리병을 택배로 보내왔다. 낡은 신발 제발 버리고 플라스틱 용기도 쓰지말란다. 이걸 사진찍어서 아들놈에게 보냈다. 물론 지난번에 아들놈이 보내준 영양제도 사진 찍어서 딸년에게 보냈었다. 옷, 간식거리, 해외직구물품, 공구, 생활용품 등등의 이곳 섬시골에서 구입곤란한 물건들을 적당히 분배하여 청구(?)하고 각각 보내올 때마다 양쪽에 알려준다. 이게 고도의 전술전략이다. 아무튼 뭐가 필요하다고 전화하면 총알같이 택배가 날아온다. 하기사 딸 아들 구분않고 다 집 한 채씩 용감하게 나눠주고 제주로 날아온 우리(?)니까.

중학교시절 내 지능지수가 최상위권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더 웃기는 건 어리숙해 뵈는 아내가 늘 내 머리꼭대기에 떡하니 올라앉아있다는 사실이다. 경제권 때문일까? 평생의 내 치명적약점이다. 돈을 헤아릴 줄 모른다는 것!

그러나, 이런 것까지 모두 다 영악하고 음흉하고 치밀한 나의 완벽한 작전이라면? 허허허.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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