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울보

犬毛 - 개털 2020. 4. 16. 14:49

 

 

 

울보

견모 조원선

 

아침에 태극기를 게양하며 왈칵 눈물이 나왔다

낡은 작업장갑을 싹 쓸어버리려다가 쭈그리고앉아 박박 비벼 빨면서도 울었고

밥상을 받고 기도 드리다가 또 울었다

귀 이미 고장났고 코 덮으라해서 덮었고

말하는 입 자작 처닫았는데 바야흐로 눈이 문제인가 보다

씹는 이와 끄적이는 손과 걷는 발과 생각하는 머리는 결사적으로 지켜야지!

개처럼이라도 살아야한다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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