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소일거리

犬毛 - 개털 2020. 3. 21. 14:40

 

 

 

 

 

소일거리

견모 조원선

 

다 아시다시피 ㅡ 요즘 누구나 다 겪는 아픔이리라.

산책, 풀뽑기, 책읽기, 글쓰기, 술마시기, 티븨영화보기, 낮잠자기, 청소하기, 빨래하기, 창고정리하기 등등등 일거리를 찾아 반복하는 것. 이젠 뭘 해도 신물난다. 그중 가장 생산적인 게 바로 태양초 무말랭이 가내수공업. 일하고 돈벌고 시간때우고. 철저한 분업이라지만 아내는 실내에서 나는 실내외를 넘나드는 전천후작업. 우리는 지인들의 주문량에 맞춰 생산량을 조절한다.

1. 싱싱한 무 조달 ㅡ 공동

2. 이동 ㅡ 개털

3. 세척 ㅡ 개털

4. 예술작업(칼질?) ㅡ 솜털

5. 건조 ㅡ 개털

6. 종료 ㅡ 솜털 팔 아프면 끝

내가 예술작업까지 전공정을 수행하고나서 초과근무수당을 청구할까? 그나저나 주문도 없네.

통화스와프 소식에 이어 오늘 뭘 또 2방이나 쐈다하고 코로나바이러스는 세계적으로 번져가는 데 골빈 연놈들은 비례가 어쩌구저쩌구 밥줄챙길 지랄들을 소일거리로 즐기고있으니 염병헐!

(20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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