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병과 구멍과 몰상식
견모 조원선
중국에서 무서운 염병이 우리나라로 퍼져왔다고 섬시골 우리동네도 소란하다. 구멍을 통해 염병균이 몸속으로 침투한다고해서 읍내로 마스크를 사러 나갔더니 우체국도 약국도 마트도 금방 다 팔리고 끝났단다. 못 샀다.
염병 때문에 염병할! 이다.
하기사 백수 늙은이부부가 어디 나갈 일도 없으니 필요한 사람들 쓰시라하고 그냥 우리는 두툼한 세수수건으로 복면처럼 입구멍과 콧구멍을 뒤덮고 귓구멍은 면봉으로 콱 틀어막고 똥구멍과 오줌구멍은 잔뜩 힘줘서 계속 오무리고있으면 되지 뭐. 일단은.
내가 몰상식한 걸까?
살다살다 요즘 참 여러가지를 처음 경험(?)한다.
(20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