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염병과 구멍과 몰상식

犬毛 - 개털 2020. 3. 3. 12:05

 

염병과 구멍과 몰상식

견모 조원선

 

중국에서 무서운 염병이 우리나라로 퍼져왔다고 섬시골 우리동네도 소란하다. 구멍을 통해 염병균이 몸속으로 침투한다고해서 읍내로 마스크를 사러 나갔더니 우체국도 약국도 마트도 금방 다 팔리고 끝났단다. 못 샀다.

염병 때문에 염병할! 이다.

하기사 백수 늙은이부부가 어디 나갈 일도 없으니 필요한 사람들 쓰시라하고 그냥 우리는 두툼한 세수수건으로 복면처럼 입구멍과 콧구멍을 뒤덮고 귓구멍은 면봉으로 콱 틀어막고 똥구멍과 오줌구멍은 잔뜩 힘줘서 계속 오무리고있으면 되지 뭐. 일단은.

내가 몰상식한 걸까?

살다살다 요즘 참 여러가지를 처음 경험(?)한다.

(200303)

'詩 (2020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밤기도  (0) 2020.03.04
술핑계  (0) 2020.03.03
아침기도  (0) 2020.03.03
세상에는  (0) 2020.03.02
간첩꿈  (0) 2020.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