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9년)

아침의 정사

犬毛 - 개털 2019. 8. 5. 14:39

 

아침의 정사

견모 조원선

 

얘는 왜 긴밤을 그냥 보내놓고 아침에 활활 뜨겁게 졸라대는 걸까?

마다할 내가 아니지.

우동 짜장을 가릴 처지가 아닌데.

얘는 홀라당 벗고 길게 나자빠쪄 발바닥부터 머리끝까지 구석구석 한군데 빠짐없이 더듬어 진하게 애무해줘야 무섭게 불반응을 보이는 데 이때쯤이면 이미 늙은 나는 온몸이 땀으로 미끈거리게 마련.

뜨겁게 달아오른 얘가 눈을 벌겋게 뒤집고 헉헉거리며 내게 달려들어 거친 애무를 시작하면 여기서 냉정해야한다.

눈 딱 감고 순간점화시켜 참새처럼 재빨리 한 방에 빵 쏘아 일 싹 접어버리고 어서 튀어야한다.

얘는 지독한 색골이다.

잡히면 두탕 세탕 불먹고 죽는다.

뼈가 녹아난다.

아 아!

 

아침해가 뜨겁게 뜨겁게 나를 사랑한다. 무지막지하다.

아침에 잔디를 깎는다.

온몸에 땀이 비오듯 한다.

찬물로 목욕한다.

쾌감이 전신을 짜릿하게 훑는다.

 

아무튼 어쨌거나 사랑은 좋은 것이다.

(190805)

'詩 (2019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침대 버리기  (0) 2019.08.07
누가 이길까  (0) 2019.08.06
염천  (0) 2019.08.03
깡그리  (0) 2019.08.02
개털나라 창립4주년 기념일  (0) 2019.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