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9년)

영원한 친구

犬毛 - 개털 2019. 3. 30. 13:37

 

영원한 친구

견모 조원선

 

내게는 영원히 끊을 수 없는 친구가 둘 있는 데 매미친구와 번개친구다. 매미친구는 내 머리속에 자리잡고 앉아서 밤낮없이 내 귀에 대고 노래를 불러주는데 늘 같은 목소리로 같은 노래를 지겹도록 들려주면서 한편으로 밖의 다른 노래를 못듣게 훼방까지 놓는다. 사귄지 6년된 친구.

번개친구는 내 척추속에 자리잡고 앉아서 시도때도없이 허리뼈에 망치질을 하는데 그때마다 발바닥부터 머리털끝까지 번쩍 우르릉 쾅 순간적으로 엄청난 통증이 몸을 털썩 소름끼치게 한다. 40년된 친구.

모르는 사람은 얘기 안된다. 아파본 사람만 얘기 통한다.

내친구 둘은 참 독하다. 영원한 친구다. 허허허.

(19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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