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7년)

犬毛 - 개털 2017. 12. 23. 16:37

견모 조원선

마음의 문짝을 떼어낸다. 이제 문이 없으니까 문 안이나 문 밖이나 똑같다. 안에서 새면 밖에서도 새듯이 안에 보물이 있으면 밖에도 보물이 있다. 안팎이 없으니 당연하지. 내 마음 속에 돈이 엄청 많다. 옷을 벗는다. 텅 비었던 내 주머니가 돈으로 가득하다. 마음속의 돈이 밖으로 나온 거다. 땅을 짚고 헤엄을 치는 건 이렇게 쉽다. 나는 부자다.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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