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7년)

서울 나들이 불안증

犬毛 - 개털 2017. 1. 25. 17:09

서울 나들이 불안증

견모 조원선

 

제주 이주 2년2개월만의 공식 서울 나들이를 두 밤 앞두고 묘한 증세가 나타났다. 맘이 편치 못하고 만사가 불안하다. 내가 없는 동안 아내가 잘 견딜까 걱정되는 것이다. 그동안 솜털은 평균 2달에 한 번 꼴로 서울을 4일 ㅡ 7일씩 다녀오고 나 혼자 계속 제주를 지켰는데 이번에 처음 솜털 혼자두고 내가 가는 것. 단독주택은 일이 많다. 게다가 방학이라 지금 한달살기 손님도 2팀 있고. 개들이랑 등등.

아직 가지도 않은 여행길인데 걱정이 되어 어제 밤에 잠을 못 잤다.

 

허허 털털 술타령하는 늘 속편한 개털 내가 어찌 이렇게 됐나 모르겠다. 4박 예정을 3박으로 줄이고 주 볼일은 조카결혼식. 성묘 다녀오고 고교동창들과 대학학번동기들 만남이외에는 비밀여행. 이모임 저모임 지인들과 만나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아서.

 

나 자신도 걱정이다. 막힌 하늘, 지하철, 공해, 소음, 과음, 시차 등등. 허허허.

아침엔 8시에 일어나고 저녁엔 9시에 자고 한 밤중에 깨어 티븨 보고 글 쓰고 간식도 먹는 내 맘대로의 습관. 술도 늘 거의 혼자 마시는 술이라 주량이 줄었고 탁 트인 곳에서 조용히 살며 소음에 신경 안 쓰던 반 귀머거리 아닌가. 버스나 지하철도 타본지 오래고. 혼자 여행도 그렇다. 과연 내 가슴이 견뎌줄까?

 

에라! 모르겠다. 어찌 되겠지 뭐.

낮술 막걸리 왕대포로 한 잔 마시고 낮잠이나 자자.

허허허.

(17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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