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5년)

노망이 조화를 부린다

犬毛 - 개털 2015. 10. 5. 20:38

노망이 조화를 부린다

犬毛 趙源善

 

어느 날 갑자기 조화가 좋아졌다 ㅡ 좋다는 거지 예쁘다는 건 아니다. 저 좋다고 산 놈의 목을 뎅겅 잘라 꽂아놓고 아름다움을 즐긴다는 것이 죄로 느껴졌다. 그러다 시들면 가차 없이 쓰레기통에 버리고. 조화의 먼지를 털면서 내가 늙었음을 실감한다. 나는 무엇인가? 나는 조화 꽃잎에 앉은 먼지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조화 앞에서 나이가 부리는 조화다. 눈앞의 꽃을 탓하면 안 된다. 조화는 죄가 없다. 생명도 없다.아 아! 이게 바로 노망인 가 보다.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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