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년)

소금인형

犬毛 - 개털 2013. 3. 15. 09:49

소금인형

犬毛 趙源善

 

 

소금인형이 바다와 만났습니다.

“어서 와. 내게로 오너라!” 바다가 손을 내밀었습니다.

망설이던 소금인형이 바다에 한 발을 딛는 순간 너무 차가워 얼른 나왔지만

이미 소금인형의 한 발은 녹아버렸습니다. 그 후로 소금인형은 외발로 다니며

다른 소금인형에게 바보라고 놀림을 받았습니다.

다시 소금인형이 바다와 만났습니다.

“나를 믿고 너를 내게 맡기어라. 내가 너를 사랑한다!” 바다가 말했습니다.

소금인형은 외발로 천천히 바다로 걸어들어 갔습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허리가 잠기고 가슴이 잠길 때 바닷가에서 다른 소금인형이 외쳤습니다.

“어서 나와. 넌 죽는 거야. 이 바보야!”

소금인형이 머리까지 잠기는 마지막 걸음을 힘차게 내딛는 순간,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샘처럼 펑펑 솟구쳐 오르는 이루 형언할 수 없는

엄청난 평안을 느꼈습니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속에서 소금인형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나는 바다와 하나가 되었어. 이제부터 나는 바다야!”

<1303>

 

*3월 15일 새벽. 김유현님(다일교회 담임목사) 설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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