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
犬毛 趙源善
봄이다.봄이야.
토요일마다부지런히혼사축하다니느라바쁘다.지하철에스컬레이터가운데섰다.
경사가꽤급해서아래내려다보기가제법무섭다.
별안간뒤에서누가어깨를밀쳐비틀균형을잃을뻔했는데웬놈이우당탕지나치며시비한다.
“이양반통로를가로막고서있으면어쩌나?남은바빠죽겠는데!”
등줄기에땀이죽흐르며머릿속이하얘지고온몸의털이곤두서고화가부글부글끓어오른다.
“걷거나뛰지맙시다!”를읽지못하는아주무식하고무례한사십줄의젊은(?)놈이다.
참아라참아라참아야한다.오늘은좋은날불알친구의아들이장가가는날아니냐?
덜떨어진놈이랑여기서다툼하면뭐해.성질꺽어라.내가똑똑해봤자은퇴한백수아니더냐.
죽이자죽이자죽여야한다.바른“욱”이라도꾹꾹눌러참고그냥죽여야한다.
그래.맞다.
봄이다.봄이야.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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