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
犬毛 趙源善
아파서 다 뒈져간다고 왜 안 찾아 오냐 호통 치는 친구 놈
헐레벌떡 한달음에 달려갔더니만
공연히 종아리 긁어 생긴 부스럼
어찌어찌 아문 딱지를 또 뜯어
염증이 속으로 곪아 퉁퉁 붓는 바람에
칼질로 도려내고 바느질까지 했다고
이 자식 어려서부터 성질 급하기로 소문났었는데
나이 들어서도 여전히 별 일 아니면서 오도 방정이다
팔자 좋게 비스듬히 자빠져 낄낄 거리면서
병원 옆에 아귀찜 잘하는 집 봐 놓았으니
의사 몰래 소주(?) 딱 한 잔 하자고 소곤거린다.
알싸하게 군침 짜르르 돌면서
밉살스러웠던 마음이 쓱싹 풀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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