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관계三角關係
犬毛 趙源善
아내와 나 사이에 맥이 늘 삼팔선같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잠잔다
자다말고 한밤중에 맥이 화장실 문을 두드리면 아내는 벌떡벌떡 일어나 문을 열어준다
내가 자리끼 없다고 하면 손이 없느냐 발이 없느냐 구시렁거리며 갖다 먹으란다
아침에 아내가 눈 뜨자마자 “맥! 잘 잤어요?”하면
“끄르륵 끌끌”하고 숨넘어가는 소리로 맥이 대답 한다
날마다 눈꼴사나워 못 보던 차에 오늘은 내게 “당신도 잘 잤어요?” 물을 때
나도 맥처럼 “끄르륵 끌끌”하고 대답했더니
아내가 때굴때굴 구르며 웃다가 정색하고 “아니, 당신 샘내는 거유?”한다
나는 그만 낯이 뜨거워 무어라 할말이 없다
한편 아내 웃으라고 한 짓이긴 하지만 그게 그렇게 되는 건가?
아무튼 우리들의 관계는 참 묘하다
좀 씁쓸하다.
<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