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어가 반길 이 없으니
犬毛 趙源善
엄마! 이건 육개장 끓여온 거야
- 장 섰다고 떠들어서 아파트 알뜰시장 나가도 뭐 살 게 없더라고
뭐 드시고 싶은 건 없어요?
- 난 못 들어 허리가 아파서 배추 한 포기도 못 든다니까
콩 국물도 병에 담아왔으니 국수 삶아서 말아 드셔요
- 요새 콩나물은 억세서 이빨에 끼이니 원 도무지 쯧쯧
물김치는 다 잡수셨어요?
- 보일러실 물이 똑똑 떨어지는데 관리소장한테 직접 말했어도 종무소식이여
아이 참 엄마 그게 아니고 왜 자꾸 딴 소리만 하셔?
- 아, 소리 지르지 마라 귓속이 맨 날 앵앵거리니 뭔 소린지 들려야지
그저 늙으면 어서 죽어야지 에이 참.
장모님과 아내는 늘 유치원 애들처럼 마주보고 장난감 전화질이다
여든넷 엄마와 쉰다섯 딸이 일주일마다 만나 반갑다고 고래고래 악(?)을 쓰는 것이다
좌우로 바라보며 끄떡끄떡하다가 나는 결국 그저 재미있어서 허허 웃고 만다.
돌아오는 길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
나도 엄마가 보고 싶고 아빠가 보고 싶다
슬그머니 눈물을 꾹꾹 훔치며 아내의 긴 행복이 한없이 부럽다.
뒤에서 차들이 어서가라고 빵빵거린다.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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