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
犬毛 趙源善
덜컹덜컹 뇌리 흔들던 괴물의 긴 꼬리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새카만 기억 속에 그냥 내리고 싶은 곳
썰렁하다
하긴 기차역 뒷골목은 옛날에도 후줄근했지
주간다방 야간살롱 차와 맥주 양주
두리번두리번 밑 꺼진 의자에 엉덩이 털썩 묻는다.
눈썹 없는 아가씨 야구선수처럼 씹는 풍선껌
미지근한 국물 잣 몇 알 동동 뜬 쌍화차
국물 싱거운 매운탕같이 비단잉어 부글부글 끓는 이끼 낀 어항
초저녁부터 자꾸만 찢어지는 빛 공연히 슬픈 형광등
파리들 붕붕 동체 착륙하는 숏 다리 사각탁자
디룽디룽 매달린 두루마리 휴지
눈 먼 코카콜라 재떨이까지.
아무렇게나 입고나오길 참 잘했다
아무튼 내가 머리 비집고 기어 나왔다는 동네
가물가물 반백고개 넘어 불쑥 오늘에야
가슴속 물씬 뒤흔드는
알싸한 이 냄새
그래
일단 한잔 하고보자
밤차 타든 말든.
<0807>*